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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복에 대한 전문가 의견
    카테고리 없음 2022. 11. 5. 19:56

    고대 스키타이족 분포지역

    바지·저고리차림' 한복 원류는 스키타이 문화>

    그러나 학계에 따르면 한복의 원류는 중국이 아니다. 그 뿌리를 찾기 위해서는 기원전 7∼3세기 중앙아시아 일대에서 활동한 유목 민족 스키타이(사카)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고대 한반도는 스키타이 문화의 영향을 받았으며, 한복의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바지저고리, 치마저고리와 같은 이부식(二部式·투피스) 차림새가 이때부터 형성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 복식 전문가인 최은수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은 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 옷은 스키타이계 문화권에 속한다"며 "스키타이는 말을 타는 유목 민족으로 오늘날 승마복처럼 발목 쪽으로 좁아지는 간편한 차림새가 특징"이라고 말했다.

    '한국복식문화사'를 저술한 김문자 수원대 의류학과 교수도 '고대 한복의 원류 및 세계화 속의 한복의 위치'라는 논문에서 "우리 한복의 바지, 저고리차림의 복장은 당시 스키타이족의 대표적인 복식"이라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우리 복식의 원류를 이루는 스키타이계 복장들은 몸에 꼭 끼는 형태로 기마 등 활동에 편리한 상의와 하의가 기본"이라며 "이는 당시 서양의 대표적인 복식인 그리스복과도 다르고 중국의 대표적인 복식과도 매우 다른 양식"이라고 설명했다.

    피혁으로 바지통이 좁게 만든 '세고(細袴·가는 바지)' 양식이 대표적인 예인데, 고구려 고분벽화 인물도 등에서 발견된다.

    반면, 당시 중국 한족(漢族)은 겉에서는 바지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긴 길이의 겉옷을 착용했으며, 옷을 여미는 부분도 매우 길어 등 뒤로 돌아갈 정도였다. 춘추전국시대 공자나 노자를 그린 그림을 떠올리면 된다.



    우리 한복은 삼국시대, 통일신라, 고려, 조선 시대를 거치며 오늘날까지 계속 이어왔으나, 기본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시대별로 유행을 탔다. 이 과정에서 중국, 일본 등 주변국과 교류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도 했다.

    특히, 유학(儒學)을 중시했던 조선 시대에는 여러 방면에서 당시 명나라 제도를 참고했으며, 복식 제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는 평상복이 아닌 궁중 예복이나 관복에 국한된 것이었으며, 패턴이나 문양 등 세세한 면에서는 우리 고유한 특징이 반영됐다.

    최은수 연구관은 "조선 시대 관복 및 흉배 제도는 명나라 제도에 근거하여 만들었으나, 우리나라 독자적인 양식을 형성하여 특유의 복식 미(美)를 완성한 조형"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컨대 관복의 흉배(胸背·관복의 가슴과 등에 장식한 표장)를 보면 학과 호랑이 같은 주(主)문양과 구름과 물결무늬 같은 부(副)문양의 패턴과 구도 등이 (명나라 것과) 확연히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현 배화여대 패션산업학과 교수도 '조선 시대 복식에 나타나는 전통 양식과 중국 양식' 논문에서 "의례복에 있어서는 관의(寬衣·품이 넉넉한 옷) 대수(大袖·소매가 넉넉한 옷)를 특징으로 하는 한족의 전통적인 복식 양식을 규범으로 삼았지만, 일상복에서는 서로 간 영향을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의 복식 문화가 중국으로 유입돼 널리 퍼진 경우도 있다.

    원나라 때 복식을 비롯해 여러 영역에서 고려 문화 풍습을 따라 한 '고려양(高麗樣)'이 대표적이다. '한류(韓流)'의 원조 격이라 할 수 있는 고려양은 명나라 초기까지도 지속됐다.

    또한 조선에서 말의 꼬리나 갈기, 즉 말총으로 만든 망건이 명나라에서 인기를 끌어 '역수출'되는가 하면, 역시 말총으로 만든 풍성한 모양의 조선 치마가 명나라에서 오랫동안 유행하기도 했다.

    '세종실록'에는 세종이 명나라 사신에게 말총(馬尾) 망건을 줬다는 기록이 있으며, 17세기 초 이수광이 펴낸 '지봉유설'에는 "馬尾裙(마미군)이라는 것이 조선에서 시작된 옷인데 이것이 흘러서 중국 수도로 들어와 귀한 사람이나 천한 사람이나 할 것 없이 이것을 입는 자가 날마다 늘어갔다"는 대목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논란이 지속되는 데에 문화 콘텐츠의 부실한 고증을 지적하는 한편, 불필요한 잡음을 없애기 위해 이번 기회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 연구관은 "우리 사극도 그렇지만 중국 사극이나 영화에도 시대와 신분에 맞는 의복이 제대로 고증이 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시대성을 반영하더라도 디자인의 요소가 가미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복식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한복이 중국에서 온 것이라고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복문화학회장을 지낸 문광희 동의대 패션디자인학과 명예교수는 "현재 한복이 명나라 복식에서 온 것이라고 할 수 없는데도 왜 자꾸 그러한 주장이 나오는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면서 "정치적 저의가 의심되는 만큼 면밀히 조사해서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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